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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4

키보드 살인마, 그들은 누구인가

악플러의 심리

 

 


 

얼마 전 한 아이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연예인의 자살이 처음도 아니건만 이번 사태는 악플 때문이라는 추측에서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얼굴도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하는 연예인들의 스트레스는 이루어 짐작할 수도 없다. 키보드 살인마 악플러, 그들은 어쩌다 괴물이 되었을까.

 

 

매년 악플 신고 평균 14,200

 

가정교육이나 똑바로 시킬 것이지. 둘 다 죽어라.” 한 연예인이 SNS에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자 달린 댓글이다. 이 연예인은 악플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며 자제할 것을 부탁했지만 나아지긴커녕 쇼하지 말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일반인들도 사이버 폭력 위험에 노출돼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김포지역 맘 카페에 보육교사가 아동을 학대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진상이 밝혀지기도 전에 보육교사의 신상이 모두 공개됐고 사람들은 그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이틀 뒤, 보육교사는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악플 예방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02년부터는 공공기관이나 포털 사이트에 글을 올릴 때 본인 확인을 거치도록 하는 인터넷 실명제를 의무화해 익명성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였다. 하지만 2012개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공익 효과도 미미하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20148,880건이던 악플 관련 신고가 20151504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1614908, 201713348, 201815926, 올해 12천 건을 넘어서며 더 이상 손 놓고 볼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억지 논리와 비하로 그릇된 우월감 확인

 

분석에 따르면 초··고생이나 무직자,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사람 중에 악플러가 많다고 한다. 이들의 심리적 특징은 충동적이고 타인의 감정을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공격적인 성격에 반해 실제 삶에서는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고 소심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억압 때문에 발생하는 불만을 익명의 공간에서 그릇된 방식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악플은 술이나 담배처럼 중독성이 있어서 게시물 내용에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욕을 남기게 만든다. 또한 처벌이 두려울수록 긴장감과 짜릿함 또한 커서 악플을 달고 싶은 더욱 강렬한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이러한 심리 이면에는 평소 인정받지 못하는 자존감 낮은 사람들이 남을 짓밟으면서 자신의 우월함을 알리고자 하는 못난 욕구가 숨어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는 성인 악플러는 드러나는 곳에 나서지 못하고 숨어서 감정을 배설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미성년자인 악플러는 사안에 대한 깊은 사고나 판단 없이 생각나는 대로 재미로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일일이 반응 말고 무관심으로 대응해야

 

악플러들에게 진실이나 논리는 중요치 않다. 그들은 기사도 끝까지 읽지도 않고 읽더라도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저 본인이 믿고 싶은 대로만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악플러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무의미한 행동이다. 쉽지 않겠지만 욕설이나 조롱에 대해 여유롭게 대응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것만으로도 악플러들의 흥미와 의욕을 꺾기에 충분하다.

 

견디기 힘들다면 법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 441항을 살펴보면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인해 법률상 이익이 침해된 자는 해당 정보를 취급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 요구 또는 반박의 글을 게재할 권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즉 악플 피해자들은 해당 서비스 관리자에게 악플이 달리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으며, 만약 명예 훼손이 심한 악플이라면 내용을 캡처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

 

온라인 소통과 댓글 문화가 활발해질수록 악플이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감수해야만 하는 현실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악플은 단순히 불쾌한 욕설을 듣는 수준의 작은 문제가 아니다. 죄 없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살인과 동등한, 엄벌로 다스려야할 중범죄다. 스스로 자정할 능력이 없는 자들에게는 강력한 규제만이 해답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