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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영화 ‘코코’ 가족의 사랑

그게 가족이잖아요. 응원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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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매이션 영화 <코코>(2017)는 음악을 끔찍이 싫어하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멋진 공연을 통해 뮤지션이 되기 위한 꿈을 꾸는 멕시코 소년 미구엘의 이야기 이다. 가족이라는 권위와 보수가 관객의 시선에 따라 불편한 평도 있었지만 시선의 차이를 떠나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영화 ‘코코’ 줄거리, 저승에서의 특별한 경험

<코코>는 신발을 만들며 살아온 가족공동체가 요구하는 길, 그리고 뮤지션의 길 사이에서 갈등하는 미구엘이라는 소년이 우연히 저승으로 떨어져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오는 모험극이자 성장극이다.

뮤지션을 꿈꾸는 미구엘은 음악이라면 기겁을 하는 가족들 때문에 낙심한다. 미구엘의 가족들이 음악을 그렇게도 싫어하는 이유는 미구엘의 고조부가 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을 등지고 집을 나갔기 때문이었다. 고조할아버지가 나간 이후 그의 아내이자 미구엘의 고조모인 이멜다는 집안 곳곳에 있던 음악의 흔적을 모두 지워버리고 집안 식구 누구도 음악의 ‘음’자도 거론하지 못하게 한다.

고조할아버지의 핏줄을 제대로 이어 받았는지 음악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출중한 재능도 갖춘 미구엘은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가 자신의 고조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용기를 내어 보지만, 이내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친다. 가족들에 의해 꿈을 제지당하고 상처를 갖게 된 소년이 할 수 있는 것은 가출 뿐. 그러다가 우연히 에르네스토의 기타를 만지게 된 미구엘은 ‘죽은 자들의 세상(사후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내 성공을 위해 물불 안 가리며 숱한 악행을 저질렀던 에르네스토의 추악한 진실을 알게 되고 가족을 등진 스스로를 반성한다.

미우나 고우나 가족의 사랑, 그리고 용서

죽은 자들의 세상에 들어간 미구엘은 후손들에게 음악을 금지한 고조할머니 마마 이멜다부터,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비롯해 친척들까지 다시 만나게 된다. 여전히 미구엘을 사랑하는 가족들은 음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지켜준다면 이승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하지만, 미구엘은 “그게 가족이잖아요. 응원해주는 거”라며 자신의 꿈을 외면하는 가족들을 원망한다.

뮤지션으로서 성공을 동경했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성공했던 에르네스토로부터 그 폐해를 똑똑히 목격한 미구엘은 에르네스토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헥터를 만나며 음악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다. 미구엘이 헥터를 통해 발견한 음악의 지향점은 거대한 성공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다.

영화에서 미구엘의 증조할머니인 '마마 코코'는 아주 조금 등장한다. 그럼에도 마마 코코는 이 영화의 메세지이자 상징이다. 코코는 앞서 말한 모성과 부성의 갈등 사이에 있으면서 둘 모두를 아우르는 존재다. 세대차이가 극명하지만 손자인 미구엘의 수다에 조용히 귀 기울여주는 사랑이 있다. 그리고 미구엘이 저승에서 가져온 노래를 통해 죽은 자를 기억해냄으로서 이승과 저승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코코는 영화가 말하는 가족애 그 자체이다.

행복하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것이고, 그 행복에는 자신을 포함한 가까운 주변 사람들,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미구엘은 음악금지령을 내린 가족들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에게 인정받길 원한다. 미구엘의 발목을 잡는 끔찍한 존재로 다가왔던 가족이 시간이 지날수록 주인공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버팀목이 된다. 내 인생을 망치려 작정한 사람들 같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미우나 고우나 가족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화 속 OST) 떨어져 있어도, Remembe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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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영화 <코코> 스틸 이미지,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영화 내에서 초 히트송인 Remember me 는 헥터가 사랑하는 딸인 코코를 위해서 만든 노래다. 미구엘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극의 감동적인 말미에서 마침내 미구엘은 이승으로 되돌아가 치매에 걸린 코코와 함께 오랜 기억 속 노래 'Remember me'를 함께 부른다.

가족들도 음악금지령을 내리면서까지 미구엘에게 가업을 잇게 하려는 이유가 있다. 가족애와 꿈 어느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보였던 이야기는 후반부의 뭉클한 장면을 통해, '기억해 줘' 라는 노래를 통해 꿈과 가족애를 하나로 묶는다. 멕시코의 문화는 우리나라의 차례를 지내는 문화와 비슷한데 종교적인 믿음을 떠나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기억이란, 유명 가수처럼 죽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 받는 그런 기억도 있겠지만, 치매에 걸려서도 미처 지워버릴 수 없는 아빠의 사랑과 같은 그런 기억도 있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그리워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살아오면서 얼마나 해보았을까? 내가 기억을 하고 그리워함으로써 그 기억과 그리움의 대상자는 어떠한 기분일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영화 ‘코코’는 가족이란 다름 아니라 그렇게 사소하지만 소중한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해준다. 기억을 함께 공유하는 것, 그것은 곧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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